관세는 수입품만 때리는 것이 아니다: 트럼프 관세전쟁의 숨은 비용

재테크·경제

관세는 수입품만 때리는 것이 아니다: 트럼프 관세전쟁의 숨은 비용

Finance66 2025. 4. 7. 14:18
반응형

“국산만 사면 되지!”라는 말은 간단하고 통쾌해 보이지만, 실제 경제 구조를 한 줌도 반영하지 못합니다. 저는 플로리다의 한 귤 농장을 예로 들어,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본격화된 관세전쟁이 어떻게 우리의 장바구니 물가까지 흔드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귤 한 알이 건너온 복잡한 여정

플로리다 농장에 매달린 귤을 상상해 보겠습니다. 농부가 사용하는 관수 호스는 아시아에서 수입한 합성수지로 만들어졌습니다. 귤을 수확하는 트랙터는 미국에서 조립되었지만, 변속기는 일본, 엔진 센서는 독일, 제어 소프트웨어는 한국에서 왔습니다. 나사 하나, 회로 기판 한 장까지 전 세계 공급망이 얽혀 있죠.

운송과 저장에도 숨어 있는 글로벌 부품

수확한 귤을 주(州) 안으로 옮기려면 대형 냉장 트럭이 필요합니다. 트럭 타이어는 멕시코, 차축은 캐나다, GPS는 여러 나라가 얽혀 있습니다. 냉동 컨테이너를 움직이는 압축기와 냉매 시스템에는 중국의 희토류, 브라질 알루미늄이 쓰입니다. “사치품만 수입한다”는 주장은 여기서 무너집니다. 냉장이 없다면 신선 과일 유통망이 바로 붕괴되니까요.

관세가 가격 사슬을 타고 퍼지는 방식

단계 주요 투입품 관세 부과 시 영향
농장 관수 호스(아시아), 비료(남미) 재료비 상승 → 생산비 증가
수확·가공 트랙터 부품(일·독·한) 장비 유지비 상승 → 단가 상승
운송 타이어(멕시코), 냉장 컨테이너(중·브라질 소재) 운임 상승 → 도매가 상승
소매 매대 철강(수입), 스캐너·조명(수입 부품) 점포 운영비 상승 → 소비자가격 상승

“강한 미국”을 외치며 약한 지갑을 만든다

관세는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공급망 전체에 가격 인상 신호를 던집니다. 생산자는 원가를 흡수하거나 제품 가격을 올려야 합니다. 소비자는 더 비싼 값을 치르고, 경쟁은 약화되고, 품질은 희생됩니다. 그 과정에서 “애국”이라는 포장이 붙지만, 결과적으로는 숫자(수학)를 무시한 정책이 경제를 조용히 질식시키는 셈입니다.

트럼프 관세전쟁이 남긴 교훈

  • 공급망은 국경을 넘는다. 완제품이 ‘Made in USA’여도 그 뿌리는 글로벌입니다.
  • 관세는 세금이다. 생산 단계마다 누적되어 최종 소비자가격을 밀어 올립니다.
  • 보호보다 혁신이 해답이다. 무역 장벽이 아니라 기술·서비스 경쟁력이 장기 성장의 열쇠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

저는 관세가 불러오는 ‘애국적 인플레이션’을 경계합니다. 귤 한 알의 여정을 떠올리면, 세계와 단절된 자급자족은 환상에 불과합니다. 대신 효율적이고 투명한 무역 환경, 그리고 경쟁력을 높이는 교육·연구 투자가 진정한 “국가 우선” 전략이라고 믿습니다.

관세는 수입품에만 매기는 요금표가 아니라, 경제 전반에 번지는 추가 세금입니다. 귤을 집어 들 때마다 그 무게만큼이나 관세의 무게도 함께 느껴 보시길 권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