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스마트폰이 뇌 건강에 해롭다고 막연히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렵습니다. 스마트폰이라는 기기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그리고 ‘얼마나’ 사용하느냐에 따라 우리 뇌에 미치는 영향이 극명하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마치 칼이 음식 재료를 다듬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도 있지만, 잘못 사용하면 위험한 물건이 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현대인의 삶에서 스마트폰을 완전히 배제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스마트폰을 어떻게 활용해야 뇌 건강을 지키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을까요? 더 나아가 스마트폰 사용 외에도 우리 뇌 건강을 위협하거나 혹은 증진할 수 있는 생활 습관은 무엇이 있을까요? 이 글에서는 스마트폰의 현명한 사용법과 더불어 신경과 전문의가 경고하는 뇌를 해치는 습관들,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심도 있게 탐색해보고자 합니다.
스마트폰, 뇌의 적일까, 친구일까? 사용 방식에 달린 극과 극의 결과
우리가 흔히 접하는 우려는 대부분 스마트폰의 ‘수동적’ 사용 습관에서 비롯됩니다. 예를 들어, 끝없이 이어지는 소셜 미디어(SNS) 피드를 무의식적으로 스크롤 하거나, 짧고 자극적인 숏폼 영상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또한, 쉴 새 없이 울리는 실시간 알림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우리의 의식이 외부 자극에 속수무책으로 끌려다니는 상태도 문제입니다. 이러한 사용 패턴은 즉각적인 피드백에는 익숙해지게 만들지만, 장기적인 사고나 복잡한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우리 뇌에서 충동 억제, 집중력 유지, 그리고 자기 성찰과 계획 수립 등을 담당하는 중요한 부위인 전두엽의 특정 회로 사용이 줄어들게 됩니다. 사용하지 않는 기능이 퇴화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이므로, 결국 해당 뇌 기능이 약화되거나 비활성화될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정신과 분야 국제 학술지 '정신의학연구(Psychiatry Research:Neuroimaging)'에 2023년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사람들은 인지 조절과 충동 억제를 담당하는 전두엽-두정엽 네트워크의 기능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뇌가 평소에 "쉽고 빠른 자극"에 길들여져 스스로 깊이 사고하거나 기억하려는 노력을 덜 하게 되는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일상에서 스마트폰을 수동적으로 많이 사용할수록 단기 기억력 감소, 정보 처리 속도 저하 및 감정 조절의 어려움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비공식적으로 "디지털 치매" 현상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능동적’이고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이는 시의 새로운 테마를 탐색하고 영감을 얻기 위해 스마트폰을 활용하며, 이를 통해 더욱 깊이 있고 예술성 높은 작품을 완성해가는 창작의 도구로 사용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한 정보 소비가 아닌, 고도의 능동적인 뇌 자극 활동입니다. 특정 철학이나 경제 이론, 혹은 역사적 사건에 대해 깊이 파고들기 위해 관련 논문이나 서적을 검색하고 읽는 행위, AI 챗봇과 특정 주제에 대해 문답하며 개념을 비교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 긴 호흡의 뉴스 기사나 사상서, 고전을 읽으며 비판적 사고를 키우는 활동 등은 모두 스마트폰을 통한 지적 탐구의 좋은 예입니다. 노트 앱을 활용해 떠오르는 생각이나 학습한 내용을 기록하고, 이를 주기적으로 검토하며 피드백하는 과정은 기억력 향상은 물론 실행 기능 강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이처럼 자극의 ‘깊이’와 ‘의도된 방향성’이 다르면, 스마트폰은 단순한 오락 도구를 넘어 지적 진화의 강력한 조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쉬운 자극에 길들여지는 뇌’를 경계하고, ‘깊이 사유하며 질문하는 뇌’로 만들어가는 주체적인 자세입니다. 스마트폰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무분별하게 소비하는 습관, 그리고 그러한 습관을 조장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자기 주도적인 학습 태도와 철학적 사유를 일상화하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에게 스마트폰은 오히려 뇌 건강과 지적 성장에 이로운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신경과 전문의가 경고하는 뇌 건강을 해치는 5가지 습관
스마트폰의 올바른 사용법을 고민하는 것 외에도, 우리는 일상 속에서 무심코 반복하는 여러 행동이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인지해야 합니다. 감꽃요양병원 전우현 원장(신경과 전문의)은 현대인의 생활 습관 중 뇌 건강을 서서히 갉아먹는 주요 요인들을 지적하며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습관을 특히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 수면 부족: 뇌의 청소 시간을 빼앗는 행위
충분한 수면은 낮 동안 뇌세포에 축적된 피로물질과 노폐물을 제거하고, 학습한 기억을 장기기억으로 공고히 하는 데 필수적인 시간입니다.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뇌에 지속적인 부담을 가해 인지 기능 저하, 집중력 감퇴, 감정 기복 심화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전우현 원장은 "연구에 따르면, 만성 수면 제한은 뇌 특정 영역의 뉴런을 손상시키고 심하면 사멸시킬 수도 있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각성 상태 유지에 관여하는 청색반점(Locus Coeruleus) 신경세포 등은 만성 수면 부족 시 산화적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손상을 입기 쉽다고 합니다. 잠이 부족하면 뇌에서 단백질 찌꺼기 같은 노폐물 청소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장기적으로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극도의 수면 부족은 면역 체계 교란과 대사 이상으로 이어져 뇌세포 환경 자체를 악화시킵니다. 다행히 경미한 수면 부족으로 인한 기능 저하는 충분한 휴식을 통해 회복될 수 있지만, 만성적인 수면 부족 습관은 뇌세포 건강을 서서히 해치는 위험한 요인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 과도한 (수동적) 스마트폰 사용: 디지털 중독과 전두엽 기능 저하
앞서 스마트폰 사용의 양면성을 다루었지만, 신경과 전문의는 특히 ‘과도한’ 사용, 그중에서도 수동적인 사용이 초래하는 ‘디지털 중독’의 위험성을 강조합니다.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할 때 뇌는 끊임없는 알림과 자극적인 정보의 홍수에 노출되어 주의력과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특히 뇌 발달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성장기 미성년자의 경우,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은 전두엽을 비롯한 뇌 발달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화면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가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추가적인 뇌 피로를 유발하고, 이는 다시 스마트폰에 더 의존하게 만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 지나친 카페인 섭취: 수면 방해와 만성 스트레스 환경 조성
커피, 차, 에너지 드링크 등에 함유된 카페인은 적정량 섭취 시 뇌세포의 아데노신 수용체를 일시적으로 차단해 졸음을 쫓고 집중력을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전 원장에 따르면 일일 약 100~200mg 정도의 카페인 섭취는 뇌세포에 특별한 손상을 주지 않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루 400mg을 초과하는 카페인을 장기간 섭취하면 만성적인 불안감, 불면증, 심박수 증가 등을 유발하여 뇌에 만성적인 스트레스 환경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특히 늦은 오후나 저녁에 카페인을 섭취하면 수면을 심각하게 방해하여, 결국 수면 부족으로 인한 뇌 손상 위험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고용량의 카페인은 뇌혈관을 수축시켜 두통을 유발하거나 뇌 혈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카페인 자체는 용량을 지키면 큰 해가 없지만, 상습적인 과다 섭취 습관은 수면과 뇌 건강을 해쳐 결과적으로 뇌세포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 알코올 남용: 뇌세포에 직접적인 독성 작용
전우현 원장은 뇌세포에 가장 치명적인 독 중 하나로 주저 없이 알코올 남용을 꼽습니다. 알코올은 혈액뇌장벽(BBB)을 쉽게 통과하여 뇌 신경세포(뉴런)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며, 특히 판단력, 계획, 충동 조절 등을 담당하는 전두엽과 운동 기능 및 균형 감각을 조절하는 소뇌에 해로운 영향을 미칩니다. 단기간의 폭음은 일시적으로 뇌세포 기능을 억제하여 판단력 저하와 운동 실조를 유발하며, 장기간 과음할 경우 뇌 구조 자체의 변형, 즉 ‘뇌 위축 현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만성 알코올 중독자의 뇌 MRI를 보면 전반적인 뇌 부피 감소가 뚜렷하게 관찰되는데, 이는 알코올로 인해 뉴런과 시냅스가 파괴되고, 사용되지 못한 신경세포가 사멸하면서 그 빈 공간을 뇌척수액이 채우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알코올은 또한 뇌세포의 영양 공급을 차단하고 신경독성 물질로 작용하여 뉴런막을 손상시킵니다. 심각한 수준의 알코올 남용은 알코올성 치매나 기억 상실과 작화를 특징으로 하는 베르니케-코르사코프 증후군과 같은 심각한 뇌 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한두 잔의 가벼운 음주가 큰 해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만성적인 과음 습관은 뇌세포를 직접 파괴하고 뇌 구조를 손상시키는 대표적인 위험 요인이므로 절제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 만성 스트레스: 보이지 않는 뇌 살인자
전 원장은 만성 스트레스를 “보이지 않는 뇌 살인자”라고 표현하며 그 위험성을 경고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은 단기적으로는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이러한 호르몬 수치가 장기간 높게 유지되면 뇌세포에 독성 효과를 나타냅니다. 특히 기억과 학습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뇌 조직인 ‘해마’는 코르티솔 수용체가 많아 만성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합니다.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될 경우 해마의 신경세포 가지 돌기가 위축되고 시냅스 연결이 줄어들어 해마의 부피 자체가 감소하는 현상이 관찰됩니다. 이러한 해마 위축은 곧바로 기억력 감퇴로 이어지며, 우울증 및 치매 발병의 위험 인자로도 작용합니다. 쥐 실험에서도 장기간 스트레스를 받은 쥐의 해마에서 신경세포 일부가 사멸하고 새로운 신경 생성이 억제되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또한, 만성 스트레스는 체내 만성 염증 반응을 유발하여 뇌세포 주변 환경을 해치고, 뇌 혈류를 감소시켜 뇌세포에 산소와 영양 공급을 방해합니다. 스트레스가 높으면 수면 장애, 폭식, 음주량 증가 등 다른 해로운 생활 습관으로 이어져 악영향이 증폭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급격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머릿속이 하얘지거나 멍해지는 ‘브레인 포그(Brain fog)’ 현상을 경험하듯, 뇌세포는 스트레스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따라서 만성적인 스트레스 관리에 소홀한 것은 뇌세포를 서서히 약화시키고 궁극적으로 뇌 기능을 저하시키는 치명적인 습관이 될 수 있습니다.
뇌 건강을 위한 최선의 선택: 균형과 절제, 그리고 능동적인 관리
위에서 언급된 다섯 가지 생활 요인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우리 뇌세포와 뇌 기능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모든 면에서 균형과 절제가 중요합니다. 전우현 원장은 이 중에서도 뇌세포에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는 습관으로 만성적인 음주와 심각한 수면 부족을 특별히 강조합니다. 알코올 의존이나 만성 불면은 실제로 뉴런의 죽음과 뇌 위축을 일으켜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과사용과 만성 스트레스 역시 서서히 뇌 회로를 약화시키고 인지 기능 저하를 불러와 매우 해롭지만, 이들은 주로 기능적인 측면에서의 손상을 유발하므로 생활 습관 개선과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회복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카페인은 적절한 범위 내에서 섭취하면 비교적 안전하지만, 수면을 방해할 정도로 과다하게 섭취하는 습관은 결국 수면 부족을 야기하여 2차적으로 뇌에 해를 끼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결국 ‘뇌에 가장 해로운 습관’은 우리 뇌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혹사하는 모든 생활 패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강한 뇌를 유지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양질의 수면을 취하고,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을 의식적으로 조절하며 특히 능동적으로 활용하고, 술과 같은 직접적인 뇌 독성 물질을 멀리하고, 자신만의 효과적인 스트레스 관리법을 찾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의 뇌는 우리가 어떻게 사용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할 수 있는 놀라운 기관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부터라도 작은 습관 하나를 바꾸는 노력을 통해 소중한 뇌 건강을 지켜나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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