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LDL 콜레스테롤, 정말 심장병의 신호일까요? LMHR 연구가 밝혀낸 새로운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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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LDL 콜레스테롤, 정말 심장병의 신호일까요? LMHR 연구가 밝혀낸 새로운 사실

Finance66 2025. 4. 1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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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랫동안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심혈관 질환 위험이 크다고 들어왔습니다. LDL 콜레스테롤은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며, 이 수치를 낮추는 것이 심장 건강 관리의 핵심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통념에 의문을 제기하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저탄수화물 케톤식이요법(키토제닉 다이어트)을 장기간 실천하는 사람들 중 특정 그룹에서는 높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반드시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이 연구는 '린 매스 하이퍼-리스폰더(Lean Mass Hyper-Responder, 이하 LMHR)'라고 불리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들은 과연 누구이며, 이들의 몸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LDL 콜레스테롤과 심혈관 질환의 관계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새롭게 알아야 할까요?

전통적인 심혈관 질환 이론: 지질 가설 (Lipid Hypothesis)

먼저 기존의 지배적인 이론인 '지질 가설'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가설은 혈중 아포지단백 B(Apolipoprotein B, 이하 ApoB)와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ow-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이하 LDL-C) 수치가 높아지는 것이 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합니다.

  • LDL 콜레스테롤 (LDL-C): 간에서 생성된 콜레스테롤을 혈관을 통해 신체 각 조직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혈관 내에 과도하게 많아지면 혈관벽에 쌓여 플라크(죽상경화반)를 형성하고 혈관을 좁히거나 막아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쁜 콜레스테롤'이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 아포지단백 B (ApoB): LDL 입자를 비롯한 여러 지단백 입자(VLDL, IDL 등) 표면에 존재하는 단백질입니다. 하나의 LDL 입자에는 하나의 ApoB 분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ApoB 수치는 동맥경화를 유발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입자의 총 개수를 반영하는 지표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LDL-C 수치보다 ApoB 수치가 심혈관 질환 위험을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지질 가설에 따르면, 높은 LDL-C와 ApoB 수치는 혈관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게 하는 직접적인 원인이므로, 이 수치를 낮추는 것이 심혈관 질환 예방과 치료의 최우선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스타틴과 같은 콜레스테롤 저하제가 널리 처방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저탄수화물 케톤식이요법과 콜레스테롤 변화

최근 몇 년간 당뇨병, 염증성 장 질환, 심지어 양극성 장애와 같은 만성 질환을 개선하기 위한 치료법으로서 저탄수화물 케톤식이요법의 효과에 대한 증거들이 축적되고 있습니다.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고 지방 섭취를 늘려 몸이 포도당 대신 케톤체를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하는 이 방식은 놀라운 건강 개선 효과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식이요법을 시작한 사람들 중 일부, 특히 마른 체형의 사람들에게서 LDL-C와 ApoB 수치가 눈에 띄게 상승하는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이는 지질 가설에 기반한 전통적인 관점에서 볼 때 심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많은 의사들이 이 식이요법의 채택을 주저하거나 만류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발견: 린 매스 하이퍼-리스폰더 (LMHR) 연구

이런 배경 속에서 '린 매스 하이퍼-리스폰더(LMHR)'라는 독특한 대사 프로파일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LMHR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동시에 보이는 사람들을 지칭합니다.

  1. 저탄수화물 케톤식이요법 실천: 장기간 이 식이요법을 따르고 있습니다.
  2. 높은 LDL-C 및 ApoB 수치: 전통적인 기준으로는 매우 높은 수준의 LDL-C (예: 190 mg/dL 이상) 및 ApoB 수치를 보입니다.
  3. 우수한 대사 건강 지표: 높은 LDL-C/ApoB와는 대조적으로, 다른 대사 지표들은 매우 건강한 상태를 유지합니다. 여기에는 낮은 중성지방(Triglycerides), 높은 HDL 콜레스테롤('좋은 콜레스테롤'), 낮은 혈압, 낮은 인슐린 저항성, 낮은 체질량지수(BMI) 등이 포함됩니다. 즉, 전반적으로 마르고 대사적으로 매우 건강한 상태입니다.

이 LMHR 표현형은 기존의 지질 가설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왜 대사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이 저탄고지 식단에서 LDL-C와 ApoB가 그토록 높게 나타나는 걸까요? 그리고 이 높은 수치가 정말로 그들의 심혈관 건강에 위협이 되는 걸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미국 룬퀴스트 연구소(The Lundquist Institute for Biomedical Innovation at Harbor-UCLA Medical Center)를 중심으로 여러 기관의 연구자들이 협력하여 중요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저명한 학술지인 JACC: Advances에 게재되었습니다.

 

연구 내용 및 결과:

  • 대상: 평균 5년 동안 케톤식이요법을 실천해 온 LMHR 표현형을 가진 대사적으로 건강한 성인 100명
  • 방법: 1년간 전향적으로 추적 관찰하며, 연구 시작 시점과 1년 후 시점에 CT 혈관 조영술(CT Angiogram)을 통해 관상동맥의 플라크(죽상경화반) 상태 및 변화를 측정했습니다. LDL-C, ApoB 등 다양한 혈액 지표도 함께 측정하고 분석했습니다.
  • 주요 발견:
    • LDL-C/ApoB와 플라크 진행 간의 연관성 없음: 놀랍게도, 연구 기간 동안의 LDL-C 및 ApoB 수치(총 노출량, 변화량, 기준치)와 관상동맥 플라크의 진행 사이에는 어떠한 유의미한 연관성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즉, LDL-C나 ApoB 수치가 매우 높다고 해서 플라크가 더 많이 쌓이거나 악화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 가장 강력한 예측 인자: 기존 플라크: 향후 플라크 진행을 가장 강력하게 예측하는 요인은 다름 아닌 연구 시작 시점에 이미 존재하던 플라크의 양이었습니다. 이는 "플라크는 플라크를 낳는다 (Plaque begets plaque)"는 격언을 뒷받침합니다. 즉, 이미 혈관벽에 플라크가 형성되어 있는 상태가 앞으로 플라크가 더 쌓일 위험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LMHR 표현형을 가진 특정 인구 집단에서는, 전통적으로 심혈관 질환의 위험 지표로 사용되어 온 LDL-C와 ApoB 수치가 예상했던 것만큼 플라크 진행의 예측 인자로서 기능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반드시 심혈관 플라크 진행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준 것입니다.

연구의 의미와 향후 전망

이 연구 결과는 몇 가지 중요한 점을 시사합니다.

  1. 맞춤형 위험 평가의 필요성: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콜레스테롤 기준치를 적용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LMHR과 같이 독특한 대사 프로파일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 단순히 LDL-C나 ApoB 수치만으로 심혈관 위험을 평가하는 것은 부정확할 수 있습니다. 개인의 전반적인 대사 건강 상태, 식단, 생활 습관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 맞춤형 위험 평가가 필요합니다.
  2. 심장 영상 검사의 중요성: LMHR 표현형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 혈액 검사 수치보다는 CT 혈관 조영술과 같은 심장 영상 검사를 통해 실제 혈관 상태(플라크 유무 및 정도)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심혈관 위험을 평가하는 데 더 유용할 수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도 기존 플라크 부담이 미래의 플라크 진행을 예측하는 가장 강력한 인자였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3. LMHR에 대한 추가 연구 필요: 이번 연구는 LMHR 표현형에서 높은 콜레스테롤과 심혈관 질환 위험 사이의 관계에 대한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했지만, 여전히 많은 의문이 남아 있습니다. 왜 이들에게서 LDL-C와 ApoB가 높게 나타나는지, 이러한 높은 수치가 장기적으로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에 대한 심도 깊은 후속 연구가 필요합니다. 이 연구는 1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의 변화를 관찰했으므로, 더 장기적인 추적 연구도 중요할 것입니다.
  4. 열린 마음의 다학제적 접근: 연구진들은 LMHR 표현형을 가진 사람들의 심장 질환 위험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력하는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들은 종종 만성 질환 관리를 위해 저탄수화물 및 케톤식이요법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평가하고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주의할 점: 이 연구 결과가 '높은 LDL 콜레스테롤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이 연구는 '대사적으로 건강하고 마른 체형이면서 장기간 저탄수화물 케톤식이요법을 하는 LMHR'이라는 매우 특정한 그룹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일반 인구나 다른 건강 상태를 가진 사람들에게 이 결과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결론: LDL 콜레스테롤에 대한 새로운 시각

이번 룬퀴스트 연구소의 연구는 오랫동안 확립된 지질 가설에 중요한 질문을 던지며, LDL 콜레스테롤과 심혈관 질환 위험의 관계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복잡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건강상의 이유로 저탄수화물 케톤식이요법을 선택한 사람들 중 LMHR 표현형을 보이는 경우에는, 높은 LDL-C 및 ApoB 수치가 반드시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를 의미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심혈관 질환 위험 평가에 있어 혈액 검사 수치뿐만 아니라 개인의 전반적인 대사 건강, 식단, 그리고 필요한 경우 심장 영상 검사 결과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맞춤형 접근 방식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우리 몸과 건강에 대한 이해는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으며, 이러한 새로운 연구들은 우리가 건강을 관리하는 방식에 대한 더 깊은 통찰력을 제공할 것입니다. 자신의 건강 상태나 식단 변화에 따른 콜레스테롤 수치 변화에 대해 우려가 있다면, 반드시 의사 또는 전문가와 상담하여 개인에게 맞는 최선의 건강 관리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링크: 참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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