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카니보어(Carnivore) 식단’이라는 새로운 식사법을 잠시 시도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어느덧 365일을 훌쩍 넘겨 1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한 달 동안 ‘월드 카니보어의 달’을 기념하며 해보겠다는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제게는 예상을 뛰어넘는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주었고, 그 결과 지난 1년을 ‘카니버서리(Carniversary)’로 기념하게 되었어요. 이번 글에서는 제가 카니보어 식단을 시작하고 경험했던 변화와 소감, 그리고 이 식단이 실제 생활에서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공유해보겠습니다.
1. 카니버 식단이란?
흔히 ‘카니보어(Carnivore) 식단’이라고 하면 고기만 먹는 극단적 방식으로 이해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카니버 식단은 주로 육류, 생선, 달걀, 동물성 지방 등을 위주로 섭취하며, 탄수화물(특히 곡류, 과일, 채소 등)을 극도로 제한하거나 완전히 배제하는 식단을 말합니다.
- 육류(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 가금류(닭, 오리 등), 생선, 달걀
- 내장, 뼈 국물 등 동물성 식품
- 동물성 지방(버터, 기버터, 소기름 등)
물론 모든 가공식품이나 단당류, 과당 등은 거의 먹지 않거나 아예 먹지 않습니다. 듣기만 해도 부담스럽다고 느끼실 수도 있지만, 저탄수화물 고지방(LCHF) 식단이나 케토제닉 다이어트와 어느 정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어요. 다만 카니보어 식단은 더 극단적으로 탄수화물을 제한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2. 카니보어 식단을 시작하게 된 계기
1년 전, 저는 주로 한 달 동안 카니보어 식단을 실천해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 시점에서 많은 분들이 케토제닉, 저탄수화물 식단 등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며 건강 개선 효과를 얘기했기에, 저 역시 ‘단지 30일이면 큰 무리는 아닐 거야’라는 가벼운 기대로 출발한 것이죠.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생각보다 몸이 빠르게 적응했고, 오히려 더 좋다는 신호들이 나타나서 ‘조금만 더 해보자’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렇게 매주, 매달이 쌓이다 보니 어느덧 366일을 넘기는 ‘카니버서리’를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3. 1년 동안 경험한 변화
3-1. 체중 감량과 체형 변화
- 중년에도 가능한 체중 감량
53세가 된 지금, 이전에는 줄곧 ‘더 이상 살이 빠지긴 힘들겠지’라고 체념했는데, 카니보어 식단을 통해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불필요하게 남아있던 체지방을 상당 부분 감량했고, 특히 복부 주변의 군살이 줄어들면서 전반적으로 슬림하면서도 탄탄한 체형을 갖출 수 있었어요.
3-2. 에너지 레벨 증가
- 오후 졸림과 무기력감 해소
탄수화물을 줄이다 보니 ‘당 스파이크’가 크게 줄어, 혈당이 급상승 후 급락하는 패턴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오후의 나른함, 졸음, 무기력감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더는 오후마다 커피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되고, 낮잠을 자야만 버틸 수 있던 과거와 달리, 하루 종일 에너지 넘치는 생활을 하고 있어요.
3-3. 정신적 맑음과 집중력 향상
- 뇌 안개 브레인 포그 현상 완화
케토제닉 다이어트를 경험해보신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탄수화물 섭취가 줄어든 상태에서 케톤체가 뇌의 에너지원으로 쓰이게 되면, 정신이 맑아지고 집중력이 좋아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저 역시 일에 몰두하거나 생각 정리를 할 때 한층 또렷하고 깊이 몰입할 수 있다는 점을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3-4. 소화와 장 건강 개선
- 복부 팽만, 변비 해결
카니보어 식단에 들어서면서 가장 놀랐던 점 중 하나는 바로 소화 기능의 눈에 띄는 개선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식이섬유를 잔뜩 챙겨 먹어도 변비로 고생했고, 별도로 약을 복용해야 겨우 해결되곤 했는데 이제는 복부 팽만과 변비 문제가 거의 사라졌어요. - 위장관 문제 해소
육류 위주 식단이라면 오히려 변비가 더 심해지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제게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이는 개인차가 있을 수 있으니, 처음 시도하실 땐 천천히 접근해야 합니다.
3-5. 피부, 손톱, 치아 건강
- 카니보어 글로우(Carnivore Glow)
식단을 바꾼 뒤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피부 톤이 맑아지고, 윤기가 돌며, 기분 좋아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스스로도 거울을 보면, 과거보다 얼굴색이 밝아지고 광택이 돌아 ‘카니버 글로우’를 느낄 정도로 피부 상태가 개선되었습니다. - 손톱 개선
예전엔 손톱이 쉽게 깨지거나 푸석푸석해지는 문제가 있었는데, 동물성 단백질과 지방 섭취가 많아지면서 손톱이 탄탄해지고 결이 고와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치아 건강
탄수화물이나 설탕 섭취가 줄어들고, 치아에 남는 잔여물도 현저히 적어지다 보니 플라크가 잘 생기지 않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치과 위생사에게 스케일링을 받는 주기도 크게 줄었고, 치아 착색이나 충치 발생도 점점 뜸해졌죠.
3-6. 식품 갈망과 식습관의 변화
- 배고픔과 욕구의 해방
보통 식단 조절을 하면 항상 배고픔과 싸우게 되지만, 카니보어 식단에선 지속적인 포만감이 길어져서 하루 1~2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군것질이나 단 음식에 대한 갈망이 거의 사라진 점도 큰 장점이었어요. - 자연스럽게 지방을 찾는 몸
탄수화물 대신에 양질의 지방을 적극 섭취하다 보니, 이제는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좀 더 잘 감지하게 된 기분입니다. 어떤 날엔 유독 지방을 많이 원하게 될 때가 있는데, 그런 경우엔 아보카도(만약 드신다면)나 버터, 소고기 기름 등을 섭취하곤 해요.
3-7. 이비인후 문제와 기타 잔병치레 감소
- 귀지와 콧물, 트림, 가스 문제
평소 심하진 않았지만 간간이 귀에서 굳은 귀지가 나와 신경 쓰이던 적이 있었고, 특정 식품을 먹으면 트림이나 방귀로 속이 불편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카니버 식단 이후 이런 자잘한 문제들이 매우 줄거나 거의 사라졌습니다. - 감기나 독감 같은 바이러스 질환 저항력
‘만성적인 피로’가 사라지니, 겨울철이나 환절기에 주위 사람들이 잔병치레를 해도 저는 감기 한 번 걸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어요. 물론 개인 면역력과 주변 환경도 영향을 주겠지만, 식단의 영향 또한 무시하기 어려운 듯합니다.
3-8. 호르몬 균형과 수면 개선
- 테스토스테론과 HRT(호르몬 대체요법)
중년 이후 감소하기 시작하는 테스토스테론 때문에 과거엔 인위적으로 보충제를 사용했는데, 이제는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정상으로 돌아와 더 이상 보충이 필요하지 않게 되었어요. 여성분들도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 호르몬 균형이 달라질 수 있으니, 전문의와 상의하면 좋습니다. - 수면의 질 향상
이전에는 아침에 알람이 없으면 절대 일어나지 못할 정도였는데, 요즘은 전날 과로가 없었다면 알람 없이도 상쾌하게 일찍 눈이 떠집니다. 밤잠이 깊어졌다는 것도 큰 매력 포인트입니다.
3-9. 일상 속 피부 트러블과 알레르기
- 햇빛 노출에도 태닝처럼 건강하게
뜨거운 햇빛을 오래 쬐면 누구나 피부가 상하거나 화상을 입기 쉽지만, 제 경우 20~30분 정도씩 간간이 햇빛을 쬐는 수준에서는 거의 햇빛 알레르기나 화상 증상이 없었고, 오히려 가볍게 태닝되듯 피부가 건강하게 변했습니다. - 가벼운 알레르기 반응 감소
특정한 정원수나 잡초에 닿으면 일시적으로 알레르기 반응이 심하게 올라왔는데, 이제는 그런 가벼운 접촉 알레르기도 더 빨리 진정되고 부작용이 적어진 느낌이에요.
3-10. 두통 완화와 두발 건강
- 편두통 감소
어려서부터 잦은 편두통에 시달렸는데,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식단을 시작한 뒤, 두통 빈도와 강도가 크게 줄었습니다. - 모발 두께와 색상 변화
예전보다 머리카락이 굵어지고 탄력이 느껴집니다. 게다가 하얀머리(새치)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어요.
4. 카니보어 식단, 모두에게 맞는 식단일까?
카니버 식단이 모든 사람에게 완벽하게 맞는 식단이라고 주장하고 싶진 않습니다. 실제로 사람마다 유전, 체질, 현재 건강 상태, 생활 패턴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무턱대고 육류만 잔뜩 먹는 방식이 누군가에게는 득이 될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 의학적 점검: 만성 질환이나 대사 증후군을 앓고 있다면, 식단을 극적으로 바꾸기 전 반드시 의사나 영양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 체질적 고려: 심한 지방 섭취가 소화 문제나 혈액 지질 수치를 악화할 수 있는 사람도 있으므로, 반드시 개인 상황에 맞춰 적용해야 합니다.
- 실천 방법: 처음부터 탄수화물을 완전히 끊기보단, 점진적으로 줄이는 방식이나, 특정 채소·허브를 소량 허용하는 방식으로 본인에게 맞는 카니버 식단 변형을 찾을 수 있어요.
5. 카니보어 식단 1년의 결론: ‘내 몸에 귀 기울이는 법’ 배운 시간
이 식단을 1년간 유지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점은, 바로 ‘내 몸을 더 세심하게 살피는 습관’입니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등 각 영양소가 제 몸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민감하게 파악하게 되었고, 배고픔이나 포만감 같은 신호가 이제는 훨씬 명확하게 느껴집니다. 덕분에 예전에 당연하게 생각하던 음식 갈망도 줄어들고, 식사를 대하는 태도 자체가 성숙해진 기분이에요.
6. 함께하는 온라인 ‘카니보어 커뮤니티’의 힘
소셜 미디어(특히 X, 기존 트위터)나 블로그 등에서 활동하는 많은 카니버 식단 실천자들이 존재합니다. 저 역시 여러 분의 게시글과 건강 관련 이야기를 보며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 경험 공유: 체험담, 조리법, 트러블 슈팅 사례 등
- 전문 정보: 각종 논문, 영양학 분석, 의학 전문가 조언
- 응원과 격려: 1년간 지속하는 동안 지치거나 의구심이 생길 때마다 커뮤니티를 통해 동기부여
이처럼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구체적인 조언을 얻으면서 불안감과 어려움을 상당 부분 해소했습니다. 혹시 카니버 식단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신뢰할 만한 커뮤니티나 전문가 그룹을 찾아 꾸준히 정보와 동기부여를 얻는 과정을 추천드립니다.
7. 카니보어 식단을 시작해볼까? 단계별 팁
- 목표 설정: 체중 감량, 혈당 관리, 호르몬 균형 등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접근하세요.
- 준비 기간: 저탄수화물 식단이나 키토제닉 식단을 한두 달 정도 먼저 시도해보면, 카니보어 식단 적응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 의학적 검사: 혈액 검사, 지질 프로필, 혈압 등을 미리 체크한 뒤, 주기적으로 추적 관찰을 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 단계적 변경: 곡물, 설탕, 과일을 천천히 줄여나가면서, 육류·생선·달걀 등 단백질과 지방을 늘립니다.
- 양질의 식품: 가능한 한 방목(Grass-fed) 소고기, 방사 사육 닭, 자연산 생선 등 품질 좋은 재료를 선택하면 효과가 더 좋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 수분과 전해질 보충: 탄수화물을 줄이면 일시적으로 체내 수분이 빠져나갈 수 있으므로, 전해질(소금, 미네랄)을 적절히 섭취하세요.
- 피드백 루프: 몸 상태를 관찰하며 필요하면 탄수화물 섭취량을 조절하거나, 일부 채소·허브를 소량씩 추가해볼 수도 있습니다.
8. 마무리: 또 다른 1년을 기약하며
결론적으로, 카니보어 식단은 저에게 있어 ‘내 몸 상태와 식습관을 완전히 재정립하게 만든 전환점’이었습니다. 특히 중년 이후에는 살이 잘 빠지지 않는다고 여겨왔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롭게 자신감을 회복하고, 더 건강하고 강인한 몸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물론 세상에는 수많은 건강 식단과 라이프스타일이 존재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고, 그것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느냐입니다. 저는 카니버 식단을 통해 그 해답의 일부를 찾았고, 앞으로 2년, 3년 더 이어지면서 제 몸이 어떻게 변하고 또 어떤 시도를 할 수 있을지 기대가 큽니다.
“이 식단이 무조건 옳다”고 말하기보다는, “나에게 이만큼 효과가 있었다”는 솔직한 경험담으로 받아들여주시면 좋겠습니다. 혹시 궁금하시다면, 조금 더 공부해보시고, 전문의와 상의한 뒤 소량씩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거예요.
마지막으로, 카니보어 식단을 지속하는 동안 쭉 응원해주고 영감을 주신 온라인 커뮤니티, 그리고 다양한 카니보어 고수분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꾸준히 제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겠습니다. 만약 카니보어 식단에 도전하게 되신다면, 언제든지 자신의 상태와 느낌을 기록하고 주변과 나누어보세요. 함께 서로의 여정을 나누다 보면, 의외의 정보와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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