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바이빗(Bybit)의 이더리움(Ethereum)이 북한 해커조직에 의해 탈취당했다’는 뉴스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 소문이 사실인지 여부는 아직 확실하게 확인되지 않았지만, 여러 매체를 통해 “북한 해커들이 암호화폐 탈취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있다”라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오는 만큼 시장에는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 뉴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더리움이 가진 대표적 강점인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가 오히려 해킹에 악용될 수도 있다는 점, 그리고 이더리움이 ‘상황에 따라 롤백(rolling back)을 검토할 수 있는 중앙화된 체제’라는 지적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이더리움이 추구하는 커뮤니티 중심 철학(“Make Communism Great Again”이라고 언급된 것과 연결짓는 시선도 있음)과 대비되는, 개인 자유주의를 지향해온 비트코인(Bitcoin)의 가치와 직접적으로 대조되어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이더리움, 정말 취약한가?
이더리움은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다양한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디앱, DApp)과 디파이(DeFi) 생태계를 구축해왔다. 덕분에 이더리움은 “거래 이상의 활용성”을 보여주며 빠르게 성장했고, NFT 시장의 폭발적 증가 또한 이더리움을 큰 자본이 몰리는 플랫폼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렇게 거대한 규모와 복잡한 기능을 갖춘 네트워크일수록, 잠재적인 해킹 위협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 스마트 컨트랙트 취약점: 자체적으로 잘못된 코드나 외부 라이브러리 취약점을 노린 공격이 종종 발생한다. 특정 DeFi 프로젝트에서 스마트 컨트랙트 보안이 부실할 때, 해커가 이를 이용해 막대한 자금을 탈취하기도 한다.
- 네트워크 구조의 복잡성: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복잡할수록 버그나 취약점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더리움은 그만큼 다양한 기능을 지니고 있으므로, 보안 문제는 늘 업계의 주요 이슈가 된다.
“북한 해커조직이 바이빗에서 이더리움을 탈취했다”라는 의혹이 이번에 불거지면서, 스마트 컨트랙트와 탈중앙화 금융(DeFi) 프로토콜을 통한 자금이동의 추적 어려움, 그리고 지갑 보안 문제 등이 한꺼번에 도마 위에 오르게 되었다.
이더리움은 ‘중앙화’인가?
가상자산이라고 하면 비트코인을 떠올리기 쉽지만, 2세대 블록체인이라고 불리는 이더리움은 ‘분산화된 컴퓨터’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혁신적인 기능을 제공한다. 그런데도 중앙화 이슈가 자주 언급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이전에도 있었던 ‘DAO 해킹’ 롤백 사례
2016년, 이더리움 초창기 시절에 벌어졌던 DAO 해킹 사건을 기억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당시 해킹으로 상당한 양의 ETH가 도난당하자, 이더리움 재단과 커뮤니티는 이를 ‘하드포크(hard fork)’로 해결했다. 사실상 롤백을 단행하여 해킹 이전 상태로 거래내역을 되돌린 것이다. 이 조치로 인해 이더리움 체인(ETH)과 이더리움 클래식(ETC)이 갈라지며 지금까지 분리되어 운영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전례 때문에, 이더리움은 원하는 상황이라면 언제든지 기존 기록을 되돌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중앙화’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다. - 비탈릭 부테린의 “Make Communism Great Again” 발언?
실제로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러시아 출신이며, 커뮤니티 혹은 커뮤니즘을 암시하는 농담 섞인 발언을 했던 사례가 한때 화제가 되었다. 그는 개인의 자유, 시장 원리만 강조하기보다는 커뮤니티가 함께 지식을 나누고, 네트워크를 성장시키는 블록체인 철학을 견지해왔다. 이를 ‘공산주의 사상’과 연결짓는 해석이 나올 정도로, 공동체적 접근법을 중시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해킹 사태로 인해 이더리움이 “탈중앙화를 표방하지만, 필요하다면 커뮤니티 합의로 되돌릴 수 있는 임의성 화폐”임이 다시 부각되었다고 비판한다. 누군가는 이것을 ‘효율성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정 가능성’으로 이해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참된 탈중앙화가 아니라면 결국 기존의 법정화폐나 다른 중앙화된 가상화폐와 무엇이 다른가?”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비트코인과의 극명한 대비
반면, 비트코인은 “판호(판을 뒤엎는다는 뜻)할 수 없는 원장”으로 불릴 정도로 롤백이 불가능에 가깝다. 개인 지갑 키를 분실해도 복구하기 어렵고, 해킹으로 인해 비트코인이 도난당해도 네트워크 차원에서 거래내역을 되돌릴 수 없다. 이는 일부 사용자에게는 불편함과 큰 위험으로 여겨지지만, 동시에 ‘변경 불가능성(Immutability)’을 보장받는다는 측면에서 강력한 탈중앙화와 희소성을 인정받는다.
“이번 바이빗 이더리움 해킹 사태로 결국 비트코인이 더 각광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이 점에 근거한다. 세상에는 이미 정부가 발행하는 다양한 법정화폐가 있고, 그 외에 여러 임의의 가상화폐가 즐비하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비트코인은 스스로를 ‘디지털 금(digital gold)’이라 부를 정도로 확고한 공급량 제한(2100만 개)과 탈중앙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런 특징 덕분에 ‘진정한 경화(硬貨)’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법정화폐와 임의성 가상화폐 사이의 비트코인
법정화폐(Fiat)에는 중앙은행이라는 막강한 권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통화정책을 바꾸고 ‘양적완화(QE)’ 등을 진행해 돈을 찍어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통화 가치가 희석되기 쉽고, 물가 상승률이 높아질 때마다 화폐가치가 하락하는 위험에 노출되곤 한다.
비트코인은 이러한 ‘임의적 발행 가능성’에서 벗어나자고 시작된 프로젝트다. 설계상 총 발행량이 2100만 개로 제한되어 있고, 누구도 임의로 거래를 되돌리거나 추가 발행할 수 없다. 이 점에서 ‘디지털 시대의 금’이라고도 불리는 것이다. 이더리움 역시 탈중앙화를 지향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필요하다면 (또는 커뮤니티 합의에 따라) 체인 변경까지 가능하다는 사례가 이미 존재한다.
결국 비트코인은 이번 바이빗 해킹 소식으로 인해 더욱 주목을 받게 될 전망이다. “암호화폐라면 다 같은 것 아니냐?”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가상자산도 각각 특징과 철학이 다르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vs 이더리움: 간단 비교
구분 | 비트코인 | 이더리움 |
---|---|---|
발행량 | 2100만 개로 고정 | 발행 제한 없으며, EIP-1559로 일부 소각 |
주요 기능 | 가치 저장, 결제 | 스마트 컨트랙트, NFT, DeFi |
네트워크 구조 | Proof of Work(점차 Lightning Network, Layer2 관심 증가) | Proof of Stake(더 빠른 거래, 다양한 DApp) |
롤백 가능성 | 사실상 불가능 | 하드포크 사례(DAO 해킹 시) 존재 |
기본 철학 | 개인 자유주의, 탈중앙화 | 공동체(커뮤니티) 중심, 탈중앙화 지향 |
보안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
이더리움은 여러 면에서 놀라운 혁신을 불러일으킨 프로젝트이지만, 보안과 거버넌스 측면에서 ‘중앙화된 결정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의심을 여전히 받고 있다. 비트코인은 상대적으로 ‘기능적 단순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보안과 불변성에서 강력한 신뢰를 얻고 있다.
앞으로도 해커들의 공격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특히 국가적인 지원을 받는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해커조직은 이미 여러 차례 암호화폐 거래소와 프로젝트를 노려 왔다. 이들은 난이도가 높아 보이지만 막상 취약점을 찾으면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상자산 생태계가 매우 매력적인 공격 대상이기 때문이다.
가상자산의 미래, 그리고 우리의 선택
이번 사건이 이더리움의 약점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더리움 커뮤니티가 어떻게 대응하고 보완책을 내놓느냐에 따라 장기적인 신뢰가 결정될 수 있다. 해킹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이더리움은 새로운 업그레이드나 보안 프로토콜 개선을 시도해왔고, 이는 오히려 “오픈소스 기반의 자정 능력”을 보여주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의성”과 “탈중앙화”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가치를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이더리움의 숙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이미 기존의 법정화폐가 가지는 “중앙집권적 통제”와 “양적완화”로 인해 화폐 가치가 흔들리는 걸 지켜보던 사람들에게, 만약 이더리움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또 한 번 롤백이나 하드포크로 문제를 해결한다면 “결국 기존 시스템과 뭐가 다른가?”라는 비판이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시점에서 비트코인은 자신이 가진 ‘정해진 공급량’과 ‘불변성을 지키는 네트워크 설계’로 인해 더욱 돋보이는 경화(硬貨) 역할을 유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비트코인의 안전자산 서사는 여러 굴곡을 거치면서 탄탄해졌고, 이번 사건 역시 비트코인에게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마무리: 해킹은 일시적, 철학은 지속적
바이빗 이더리움 탈취 사건이 사실로 확인된다고 해도, 이것이 곧 이더리움 생태계 전체의 몰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해킹 피해가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커뮤니티가 어떻게 대처하고 보완책을 마련하느냐에 따라 이더리움은 또 한 번의 “성장과 변화”를 겪을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가상자산이 정말로 중앙화되어 있지 않은가?”라는 질문과 “비트코인만이 유일한 ‘변경 불가능’ 자산인가?”라는 비교가 다시 뜨겁게 제기되고 있다. 수많은 법정화폐와 임의적 가상화폐들 사이에서, 오직 비트코인만이 갖는 ‘완전한 탈중앙성과 희소성’이 더욱 빛을 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투자를 고려하는 입장이라면, 각 자산의 철학과 구조, 보안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킹 이슈는 일시적으로 시장에 충격을 주고 지나갈 수 있지만, 가상자산의 근본적인 가치와 철학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번 사태가 투자자들의 눈을 비트코인으로 향하게 만드는 건, 어쩌면 당연한 흐름일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도 가상자산 시장은 “보안”과 “철학”이라는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재편될 것이다. 과연 이더리움이 더 강력한 보안 체계를 마련해 신뢰를 회복할 것인지, 아니면 비트코인이 그 자리를 대신해 ‘디지털 금’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어느 쪽이든 중요한 것은, 우리는 모두 이 거대한 실험의 참여자이자 관찰자라는 사실이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서 정보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스스로의 판단 기준을 세워 현명한 선택을 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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